비슷한 성질의 공유를 전제 조건으로 삼는 association에 반하여 bisociation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 두 집단의 충돌입니다. 자연스럽게 엄청난 긴장, 반항, 자극적 결과가 도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쾨슬러는 이것이 바로 창조성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쾨슬러의 bisociation은 하이젠베르그Heisenberg의 불확정성의 원리Uncertainly Principle, 베르그송Bergson의 창조적 진화Creative Evolution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위대한 창조자들은 어떤 문제를 마주하였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전력을 다합니다. 그러나 세상 일이 언제나 그렇듯이 열정을 쏟아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문제해결이 여의치 않아 지적 좌절에 빠졌을 경우 그들은 고민을 하며 방황하다가 갑자기 관계 없는 지식과 목표의식이 결합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bisociation입니다. 포스트의 제목이 시작이 반인 이유, 죽어라 일만 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쾨슬러는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하여 인간이 유머를 이해하는 방식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습니다. 우리는 관습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개념적 매트릭스가 한 접점에서 만날 때 웃음을 터트립니다. 창조를 할 때에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 모호했던 생각이 명료하고 잘 짜여진 개념의 형태로 발현된다는 것입니다.
유기화학의 아버지인 케쿨레Friedrich August Kekule가 뱀들이 꼬리를 물고 춤추며 하늘로 올라가는 꿈으로부터 고리 모양의 벤젠 구조를 발견한 것이나 뉴턴이 사고의 추락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것,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유레카를 외친 것 역시 bisociation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bisociation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지적 유목민인 우리에게 여러 의미를 가집니다. 한 분야를 깊게 연구하기보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폭넓게 습득하는 스펙트럼형 학습 성향을 보이는 네티즌들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매쉬업mash-up이나 하이브리드hybrid 코드에 적응하고, 이를 선도하기 위하여 bisociation을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 세상을 움직이는 창조적인 발상은 타인의 상상을 뛰어넘어 기존의 것들을 연관시키는 순간 탄생합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를 파악하는 날카로운 눈으로 세상의 매트릭스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양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전체를 관조하는 스펙트럼으로 사색할 때 기존의 패러다임을 초월하는 사유가 잉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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